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수필과 시27

보고 싶은 탓일까 마음이 자꾸만 두근거린다 너의 얼굴이 떠오르면 온몸은 동그랗게 말아 꼭 안고 너만 생각하고 싶어진다 너를 만나기도 전에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마음씨 고운 너를 생각하며 웃고 또 웃으면 내 웃음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마음이 자꾸만 분홍빛으로 물든다 너의 얼굴이 떠오르면 목젖까지 차오르는 너의 이름을 자꾸만 부르고 싶어진다 - 용혜원- 2024. 3. 31.
아버지 내 아버지의 하루는 쇠죽 끓이는 일로 시작 되셨지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 문지방 건너 토방으로 내려서면 새벽 찬 바람 서둘러 길을 갈랐지 작두날에 동강동강 썰린 짚여물 집채만한 가마솥 넘치도록 채우시고 넗은 아궁이 틈새따라 생솔가지 켜켜로 놓아 불을 붙이면 젊은 아버지의 기침 소리만큼이나 매캐하고 쿨룩한 연기 냄새 그을음 깊어진 흙벽 속속들이 밀치고 어린 팔남매 꿈길로 한사코 스며 들었지 쌀겨 한 바가지 귀한 양념처럼 버무려 투박하고 큼지막한 나무 됫박으로 푹푹 퍼 담은 여물통의 여물냄새 꼭 그만큼의 단내로 흐뭇해 하시며 티 없는 행복 몇겹이고 감아 올리셨지 외양간 부뜨막 모서리 올망 졸망 차지한 담배꽁초에 숯불 당겨뒷짐 지시면 누런 어미소 기인 되새김질 같은 내 아버지 눈 물 겹도록 고단한 하루의 문이 .. 2024. 3. 31.
인생 피고 싶어 피었고 지고 싶어 지었나 바람에 날아온 꽃씨 하나가 풀숲에 엎드려 이슬에 젖었구나 아침 햇살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피고 지는 꽃 처럼 아름다운 인생으로 살다 갔으면 2024.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