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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수필과 시

친구들

by 이은하수 2024. 4. 17.

 

잘 익는  과일처럼 곱게 늙는

친구들 보기 좋았네

 

잘 지어진 술창고에서

포도주 익어가듯

붉으스레 한 얼굴이 좋았고

 

이불섭에 감추어둔 추억을 꺼내어

다시 만져본 것도 좋았고

 

30여 년의 허리를 잘라

동신으로 돌아가니

꿈같은 시간이 흐르네

 

처음 보는 친구도

수십 년을 보아온 친척처럼 편안했고

어머니품처럼 따뜻했네

 

내가 본 그대로

내가 느낀 그대로

내가 바라는 그대로

 

잘 살게나

건강하게나


신이여

이들을 지켜 주소서

 

-한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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