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는 과일처럼 곱게 늙는
친구들 보기 좋았네
잘 지어진 술창고에서
포도주 익어가듯
붉으스레 한 얼굴이 좋았고
이불섭에 감추어둔 추억을 꺼내어
다시 만져본 것도 좋았고
30여 년의 허리를 잘라
동신으로 돌아가니
꿈같은 시간이 흐르네
처음 보는 친구도
수십 년을 보아온 친척처럼 편안했고
어머니품처럼 따뜻했네
내가 본 그대로
내가 느낀 그대로
내가 바라는 그대로
잘 살게나
건강하게나
신이여
이들을 지켜 주소서
-한용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