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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수필과 시

커피를 한잔 마시며

by 이은하수 2024. 4. 10.

 

오늘은 문득

헤이즐넛 커피를 한잔 마시며
닫혀 있던 가슴을 열고
감춰 온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꼭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로웠던 기억을 말하면
‘내가 곁에 있을게’ 하는 사람
이별을 말하면
이슬 고인 눈으로 보아주는 사람
희망을 말하면
꿈에 젖어 행복해 하는 사람

험한 세상에 굽이마다 지쳐가는 삶이지만
때로 차 한잔의 여유 속에
서러움을 나누어 마실 수 있는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

굳이 인연의 줄을 당겨 묶지 않아도
관계의 틀을 짜 넣지 않아도
찻잔이 식어갈 무렵
따스한 인생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

오늘은 문득 헤이즐넛 커피 향이 나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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