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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수필과 시

이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by 이은하수 2024. 5. 2.

 

눈 감으면 코를 베이는 것이 아니라
코만 남겨두고 다 베어가는 이 각박한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하나가 생기면 반을 나누어 주고 열이 생긴다 해도
하나만 가지고 나머지 아홉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며
더 줄 것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바보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길거리를 걷다가,
바닥에 엎드려 돈을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저런 사람들 대부분이 멀쩡한 사람들이래"
"불쌍하게 보이려고 괜히 아픈 척하면서
일하지 않고 구걸하면서 먹고사는 거래"
라고 말하는 내 옆에서

그래도 혹시,
"정말 혹시 저 사람만은 그런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잖아,
정말 몸이 아픈 사람일지도 모르잖아" 라고 말하며
지갑에서 있는 돈을 다 꺼내어 주며 더 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구걸하는 그 사람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는 그런,
따스한 손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소위 인맥이라 불리는 좋은 친구만을 사귀는 요즘 세상에서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만 사귄다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의 반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폐부를 찌르는 말 한마디
건네주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나는, 진정 사람 냄새나는 바보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김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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