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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좋은 글과 명언

늙어가는 길은

by 이은하수 2025. 4. 5.

 

 

늙어가는 길은 누구나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운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램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팽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며

노욕인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길이 둣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위에  새겨지는

뒷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 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윤석구 늙어가는 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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