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수필과 시

차 한잔의 여유

이은하수 2024. 3. 31. 21:04

 

천 원 주고 구입한 작은 쟁반에
차 한잔을 받쳐 들고 생각합니다

아침마다 창문을 열 수 있다는 것
숲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미덥고 소중한 가족이 있다는 것
속내 드러낼 친구가 있다는 것

이 또한 더없이 벅찬 기쁨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금세
향기로 출렁이는 꽃밭이 됩니다

찻잔을 손바닥으로 감싸 봅니다

미지근한 온기만 느껴질 뿐
뜨겁지 않네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이만큼의 여유를 누리고 싶습니다